갈등 속에서도 예우는 이어졌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부친상을 당하면서 정치권에도 잠시 변화가 생겼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예정됐던 전체회의를 취소했고, 당초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던 인물들의 참석도 함께 불발되었습니다. 대법원 측은 가족들만 조용히 장례를 치르겠다며 외부 조문을 사양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예우를 잇지 않았습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방문으로 경북 포항성모병원 빈소를 찾았으며, 대통령 명의의 조화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 역시 장례 기간 동안 조 대법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거명이나 호명을 자제하고 최대한의 예우를 갖출 것을 당에 지시했습니다. 비록 대법관 후보 재제청 문제로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지만, 최소한의 상식은 지켜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법관 공백을 둘러싼 여야 대립
하지만 부친상에도 불구하고 대법관 후보 임명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공백 해소를 위해 신속하게 재제청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사법부 독립을 이유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불출석한 점을 비판하며, 사법부 독립이 국민과 국회의 검증을 피할 특권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의 추천 이후 제청까지 약 7개월이 소요된 점을 들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내에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밀실과 독단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 대법원장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는 이유로 국회 출석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어 양측의 대립은 더 깊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례 이후에도 풀어야 할 과제들
조 대법원장은 당초 이번 주 중으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부친상으로 인해 발표 일정은 불가피하게 연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발인은 9월 1일로 예정되어 있어 장례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치적 부담은 다시 조 대법원장에게 쏠릴 전망입니다.
대법관 공백은 법원 업무 공백으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해결의 시급성은 높습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제청권의 독립성을 내세워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청와대와 여당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부친에 대한 슬픔을 뒤로하고 정치적 갈등의 한가운데로 돌아가야 할 조 대법원장의 선택에 법조계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