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와 허위 종결 사이…'범죄도시' 낙인 찍힌 제주

뉴제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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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31일 오후 7:08

발행: 2026년 8월 31일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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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 사건을 계기로 '제주 괴담'과 지역 혐오 표현이 확산되며 관광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가 전국 최고로 나타난 것은 상주인구만 기준으로 산정한 통계적 함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관광협회와 정치권은 허위 정보에 대한 적극 대응과 안전 체계 강화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숫자가 만든 '범죄도시' 오명

최근 제주가 마치 위험한 지역인 것처럼 내몰리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범죄도시'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데요, 이런 인식의 배경에는 통계적 함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2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4년 제주의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4,54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중요한 전제가 하나 빠져 있습니다. 바로 상주인구만 기준으로 산정했다는 점인데요.

제주는 연간 1,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지역입니다. 상주인구가 약 67만 명인 곳에 이렇게 많은 유동인구가 오가는데, 범죄 발생 건수를 상주인구로만 나누면 당연히 수치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통계 수치만으로 제주를 위험한 곳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성인 실종 건수는 인구 10만 명당 127건으로 전국 평균인 142건보다 낮았고, 살인이나 강도 같은 4대 강력범죄 비율도 높지 않다고 경찰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단순 절도에 해당한다는 것인데요, 관광객이 연루된 사건이 상주인구 기준으로 잡히면서 왜곡된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한 경찰관이 무너뜨린 신뢰

이런 오명이 커진 데는 최근 불거진 경찰의 부실 대응 사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 경찰관은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 가운데 63건을 시스템에서 삭제하거나 허위로 종결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특히 30대 여성 장미란 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로는 연락을 취하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꾸며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장 씨는 실종 104일 만인 지난 8월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처음에 현장 흔적 등으로 자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으나, 시신 부패로 인해 결국 사인 불명으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한 경찰관의 부실 대응이 제주 전체의 이미지를 뒤흔든 셈인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제주는 밤에 돌아다니면 위험하다는 등 근거 없는 괴담이 확산되었습니다. 심지어 '귤보디아' 같은 지역 비하 표현까지 등장하며 온라인상에서 혐오 조장 글이 늘고 있습니다.

제주 관광업계, 허위 정보에 울상

이러한 왜곡된 정보 확산은 제주 관광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일부 숙박업소에서는 추석 연휴 장박 예약까지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했고, 자영업자들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8월 들어 내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2% 감소하기도 했는데, 사실 5월부터 7월 사이 감소 폭이 더 컸던 만큼 항공 좌석 축소나 유류할증료 같은 외부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업계는 불안감 해소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 제주 전체를 위험한 지역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한 관광객 안전을 위해 업계 차원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관광업계는 단순한 수치와 왜곡된 정보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제주도당도 방송통신위원회에 허위 정보 삭제를 요청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 경장은 9월 1일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며, 경찰은 해당 사건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