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트 만료, 핵 군축의 빈 공간이 열리다

연경연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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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6일 오전 10:48

발행: 2026년 2월 6일 오전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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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제한 조약 '뉴스타트'가 만료되며 군비 통제의 공백기가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 조약의 연장보다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조약 체결을 주장하고 있으며, 양국은 비공식적으로 조약 준수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참여 거부로 새로운 다자간 협상은 난관에 직면해 있습니다.

마지막 안전판이 사라진 날

미국과 러시아 간 전략 핵무기 제한 조약인 '뉴스타트(New START)'가 공식적으로 만료되었습니다. 2010년 체결되어 냉전 이후 양국의 핵무기 수를 상호 통제해 오던 마지막 안전판이 사라진 셈인데요. 조약은 2021년 5년 연장되었으나, 추가 연장 없이 지난 2월 5일자로 효력이 종료되었습니다. 이로써 세계 두 최대 핵보유국 간의 공식적 군비 통제 장치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측은 새로운 조약 체결을 위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히지만, 당장 눈에 띄는 돌파구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히 국제사회의 우려는 깊습니다. 뉴스타트는 양국의 배치된 전략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 이하로 제한하고, 상호 현장 검증을 허용하는 핵심 장치였거든요. 이 조약이 공중 분해되면, 양국이 핵무기 증강 경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악화된 양국 관계를 고려할 때, 군비 통제 메커니즘이 없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상황으로 비춰집니다.

"새로운 조약이 필요하다"는 트럼프의 주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만료를 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는 공개 발언을 통해 뉴스타트를 "형편없이 협상된 협정"이라고 비판하며, 단순한 연장이 아닌 근본적으로 개선되고 현대화된 새로운 조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핵심 논리는 조약이 미국에 불리하고, 러시아가 이를 심각하게 위반해왔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을 포함하지 않은 현재의 양자 간 구조는 21세기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그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향후 어떤 핵 군축 조약도 반드시 중국을 포함한 다자간 협상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트럼프는 자신의 임기 동안 미국의 군사력을 재건하고 새로운 핵무기를 도입하는 등 국방력을 강화했다고 자평하며, 그러한 힘의 우위 위에서만 유리한 협상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한편, 그는 자신이 과거 파키스탄과 인도,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핵 충돌 위기를 막는 등 외교적 성과도 있었다고 주장하며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협상 테이블 위의 중국과 미묘한 진행

흥미롭게도, 공식적 조약은 만료되었지만 실질적 대화의 끈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양국은 조약이 만료된 후에도 그 내용을 준수하기로 하는 임시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스티브 윗코프 특사 등이 아부다비에서 러시아 측과 비공개 접촉을 가졌다는 게 그 근거입니다. 이는 양국이 완전한 군비 경쟁의 길보다는, 일단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틀을 모색하는 길을 선호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도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건설적인 반응이 있다면 대화할 의사가 있다"며 문을 열어둔 상태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난제는 중국 문제입니다. 미국이 고수하는 '중국 포함' 프레임에 대해 중국은 일관되게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중국 측은 자국의 핵전력 규모가 미·러에 비해 훨씬 작은 점을 들며, 자신들을 동일 선상에 놓고 협상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새로운 다자간 조약 체결을 위한 협상은 시작도 전부터 난관에 부딪힐 운명입니다. 결국, 뉴스타트의 빈자리는 당분간 채워지기 어려워 보입니다. 과거의 틀을 그대로 연장하기도, 완전히 새로운 다자간 틀을 구축하기도 어려운 지금, 세계는 불안정한 핵 군축의 공백기를 겪게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