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까지 번진 경고
이란이 처음으로 인도양을 전선으로 언급했습니다. 야히야 라힘 사파비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24일 파르스뉴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미국이 이란을 다시 공격할 경우 분쟁이 인도양과 그 너머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이란이 인도양을 명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파비 고문은 분쟁이 이미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홍해로 번진 만큼, 추가 전쟁에 대응해 전선이 인도양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겨눈 곳은 인도양 한복판의 디에고 가르시아입니다. 이란에서 약 4,000km 떨어진 이 섬은 미국과 영국이 공동 운영하는 전략 기지로, 미군 폭격기와 핵잠수함, 구축함이 배치돼 있습니다.
걸프에서 홍해까지
배경을 짚어보면 올해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맞서 이란 항구를 차단하는 해상 봉쇄로 대응했고, 양측이 2024년 6월 맺었던 합의는 호르무즈 문제로 무산됐습니다.
여기에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면서 두 해협이 하나의 전장으로 이어졌습니다. 페르시아만과 홍해가 연결된 셈인데, 여기에 인도양 카드가 더해지면 전쟁의 지도가 한층 넓어지는 겁니다. 지난 23일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케이프 다오호가 피격돼 인도인 선원 1명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협상 테이블의 조건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교 채널도 열렸습니다.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22일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미국 특사 스티브 윗코프, 재러드 쿠슈너와 중개인을 통해 간접 회담을 가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접촉을 공개했습니다.
이란은 카타르를 중재자로 삼아 해상 봉쇄와 경제적 압박 중단, 전면전 종식, 동결 자산 반환, 호르무즈 항로 보장을 외교 복원의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사파비 고문은 구체적인 표적을 밝히진 않았지만 '다시 공격받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협상과 위협이 동시에 오가는 상황에서, 전선이 인도양까지 뻗을 경우 전 세계 기름값과 식량 시장에도 파장이 미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