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둔덕, 생존 가능성 차단
지난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 참사로 179명이 숨졌습니다. 조류(가창오리)와의 충돌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채 활주로에 동체 착륙한 여객기는 활주로를 미끄러지다 끝자락의 콘크리트 둔덕(방위각 시설)과 충돌, 폭발하며 큰 피해를 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의뢰한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이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더라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습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분석에서 둔덕이 없는 경우 항공기는 약 770m를 더 미끄러져 멈췄을 것으로 예측됐고, 승객들이 받을 충격량도 자동차 급가속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고 합니다. 반면 둔덕이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만들어졌더라도 피해가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이 둔덕이 안전 기준을 위반한 채 설치됐다는 점입니다. 국토부는 사고 직후에는 기준 위반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2020년 개량사업 당시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개선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안전 기준 위반과 관리 소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는 활주로 끝에서 240m 이내에 설치될 경우 충돌 시 부서지는 '취약(frangible)' 구조여야 합니다. 그러나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단단한 콘크리트로 고정돼 있었고, 이로 인해 사고기가 충돌할 때 폭발적인 충격을 받게 된 것입니다.
조류 위험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가창오리 떼의 이동 경로에 무안공항이 위치해 있었고, 위험 평가에서도 '경계' 단계로 분류됐음에도 공항공사는 겉보기 식 조치만 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주요 서식지인 영암호는 관리 대상에서조차 제외됐습니다.
유족과 야당, 특검 요구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사고조사위원회와 국토부가 정보를 차단하고 진상 규명을 방해했다고 비난하며, 블랙박스 등 모든 자료의 즉각 공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는 천재가 아닌 인재"라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둔덕 하나가 179명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특검 실시를 주장했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정치적 공방이 예상됩니다.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특별위원회는 이미 조사에 착수했으며, 특검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