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폐막일, 경주서 쏟아진 '반APEC·트럼프' 시위와 장애인 권리 쟁취 목소리

뉴한v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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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1일 오후 8:01

발행: 2025년 11월 1일 오후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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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폐막일인 11월 1일, 경주에서는 APEC과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자유무역 확대로 인한 사회적 취약계층 권리 침해를 비판하며, 특히 전국장애인철폐연대는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의 트럼프 대통령 왕관 선물은 미국 내 '노 킹스' 시위와 대비되며 비판을 받았고, 다양한 단체들의 연대 속에서 경제협력의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문제들이 부각되었다.

번영의 이면에 가려진 목소리

APEC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월 1일, 경주 구 경주역 광장에서는 자유무역과 경제협력의 광장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200여 명의 시위대가 'APEC 반대! 트럼프 반대!'를 외치며 행진에 나섰는데요, 이들은 경제적 번영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소외되는 이들의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특히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는 "지금 필요한 건 APEC이 아니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별도의 집회를 연 뒤 APEC 반대 시위에 합류하는 등 연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제 협력의 그림자에서 벌어진 이번 시위는 APEC이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이 현실에서는 여전히 미흡함을 드러내는 장면이었습니다. 시위대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통해 경제전쟁과 자본 중심의 APEC이 전 세계 민중의 삶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려 했습니다.

장애인 권리, 협의장 밖에서 외쳐지다

전장연은 경주역 앞에서 열린 '국제 장애인 결의대회'에서 박경석 대표가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예산 1,300억 원 증액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이동권, 양질의 일자리, 탈시설화를 의미하는 'SADD'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고속철도와 버스를 이용한 이동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하며 우리 사회의 장애인 기본권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장애인 활동가들은 APEC의 협력 논의가 실제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습니다. 정부가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반면, 장애인 평생교육 예산이 삭감될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경제 협력과 함께 장애 시민들의 권리 보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노동 능력을 전제로 한 장애인의 참여가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복지형 일자리의 낮은 근무 시간이 중증장애인의 노동자로서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봅니다.

왕관 선물과 '노 킹스'의 아이러니

시위대의 비판은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라 왕관을 선물한 점에도 집중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노 킹스(왕은 없다)' 시위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진 선물이어서 더욱 아이러니하게 받아들여졌는데요, 인터넷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쓰고 황홀경에 빠진 듯한 풍자 밈이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트럼프를 "흡혈귀"로 묘사하며 그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관세 정책을 규탄했습니다.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는 APEC을 '강대국 정상과 자본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회의'라고 단언했습니다.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이번 APEC 정상회의가 한국에게 굴륙적인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며, 강대국들의 국제질서 파괴 행위와 불공정한 관세협정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중의 참여 없이 자본만을 대변하는 APEC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협의장과 거리, 나뉜 두 개의 현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로 사용한 경주 힐튼호텔에서는 '미니 백악관 상황실'이 설치되는 등 철저한 보안 체계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호텔 8층 프레지덴셜 로열 스위트 객실 앞에 부착된 백악관 상황실 명패는 여전히 남아있었는데요, 미국 비밀경호국은 상당한 양의 짐을 옮겼고, 도청 방지를 위한 임시 보안 시설(SCIF)도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협의장 안팎에서는 뚜렷이 대비되는 풍경이 연출되었습니다. 필리핀 국제평화사무국 코라손 파브로스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필리핀과 한국에서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연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이번 시위는 단순한 반대 표현을 넘어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민주노총, 정의당 등 38개 단체와 국제민중총회(IPA)가 함께 했고, 1191개 단체 및 개인이 국제민중선언에 연서명하는 등 국제적인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권영국 대표는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민중 모두의 경제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내년 트럼프 취임 1주년에 다시 국제적 연대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APEC이 끝난 뒤에도 경주에는 여러 의문과 쟁점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경제 협력과 포용적 성장이라는 목표와 현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목소리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