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그늘, 넷플릭스 독점에 제작사는 ‘하청 기지’ 전략 위기

네마
2개의 관련 기사

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2일 오전 7:17

발행: 2025년 12월 12일 오전 7:17

요약 생성중...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 확대는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이끌었지만, IP 선점과 불균형한 수익 배분 구조로 인해 국내 제작사들이 하청 기지화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제작사들은 안정적 자금 조달이라는 장점에 매력적이지만, 장기적인 자생력 약화와 수익 창출 기회 상실이라는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EU의 규제 사례를 참고한 산업 차원의 대응과 상생 구조 모색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수익과 IP 모두 플랫폼이 가져간다

넷플릭스의 주가가 6일 연속 하락 끝에 반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시장이 여전히 글로벌 OTT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반증이죠. 하지만, 이 같은 플랫폼의 강력한 행보가 한국 콘텐츠 산업에는 복잡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2021년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성공 이후,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확대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투자 방식에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제작 과정에서 지식재산권(IP)을 선점하고,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죠.

이로 인해 국내 제작사들은 자체적인 IP를 확보하지 못한 채, 단순한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습니다. 넷플릭스는 투자 작품의 IP를 확보하는 전략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는 전체 투자 금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제작비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콘텐츠의 가장 큰 가치인 IP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후속 수익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는 겁니다.

안정적 자금과 자생력 저하 사이

제작사들이 이 같은 구조에 빠질 수밖에 없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제시하는 ‘최소 보장 금액(MG)’은 제작 초기 자금 조달의 큰 버팀목이 됩니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에서 안정적인 제작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죠. 그러나 이는 양날의 검입니다. 이러한 방식이 장기화되면 제작사들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스스로 콘텐츠의 시장성을 검증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자생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영광의 이면에는, 정작 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현장에서는 수익 감소와 불안정성에 시달리는 아이러니가 존재합니다. 글로벌 진출의 문은 넓어졌지만, 그 문을 지배하는 플랫폼과의 관계에서 제작사들의 협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인 거죠.

글로벌 흐름과 국내 시장의 교훈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유럽연합(EU)의 움직임입니다. EU는 자국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이 유럽 지역에서 발생한 수익의 일정 비율 이상을 유럽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제를 도입하거나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플랫폼의 독점적 행태에 제동을 걸고, 현지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정책적 노력의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국내 시장은 여전히 경쟁 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지적됩니다. 글로벌 플랫폼의 압도적인 자본력과 시장 점유율 앞에서 국내 독립 제작사나 중소 규모 OTT 서비스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하청업체가 아닌, IP를 창출하고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산업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어떻게 하면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단순한 ‘제작 붐’이 아닌,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느냐에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작사들의 협상력을 높이는 공동 대응 체계 마련, IP 관리와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한 합리적 기준 모색, 그리고 EU 사례처럼 산업 생태계의 균형을 고려한 정책적 지원이 복합적으로 논의되어야 합니다. 플랫폼과 제작사의 관계가 수직적 하청 관계가 아닌, 상생할 수 있는 수평적 파트너십으로 재정립될 때, 비로소 한국 콘텐츠 산업의 내일이 더욱 밝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