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사업에서 강경 경고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이 하루 아침에 뒤바뀌었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이란과의 '합작사업'을 통해 공동으로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석유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국제법 위반 논란, 페트로달러 체계 약화 우려가 겹치자 그의 태도는 급변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좋다”**며 통행료 부과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강경한 경고로 선회한 거죠. 이는 합작 구상을 밝힌 지 하루 만의 일이었습니다.
이런 미국의 흔들리는 입장과 달리, 이란의 태도는 일관되게 강경합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더욱 강화하고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는 것을 명분으로 삼아 선박 통행을 제한하고 있죠. 이란 측 주장대로라면 하루 통과 가능 선박은 15척에 불과한데, 이는 전쟁 전 통행량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협상의 핵심 난제들
미국과 이란은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상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평가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휴전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 문제가 최대 난제라고 지적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의 어떤 행위자들이 적대 행위 중단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양측의 이견이 큽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휴전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반면,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지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레바논 공격 자제를 직접 요청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오만은 이란의 통행료 부과 계획이 국제 해상 운송 협약을 위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했습니다. 협상 테이블에는 통행료 문제뿐만 아니라 휴전의 공간적, 행위자적 경계를 그리는 복잡한 과제가 놓여 있는 셈이죠.
북핵 트라우마와 강경론의 그림자
미국의 이란에 대한 강경한 태도 뒤에는 과거 북한과의 핵 협상 실패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내 분석에서는 오랜 기간 북한의 기만에 속아 핵 보유국으로 키워준 뼈아픈 경험이, 이번에는 이란에게 ‘선 타격 후 협상’이라는 강경 전략을 선택하게 했다고 평가합니다. 트럼프 정부는 휴전 직전까지 이란 핵 시설의 상당 부분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며 협상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강경 기조는 미국 내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협상을 이끄는 JD 밴스 부통령에게 이란의 “핵 포기와 무조건적 항복” 을 전제 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이란의 대리 세력 활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도 함께 요구할 것을 주문했죠. 한편, 한국은행의 이창용 총재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원만하게 도달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국제 유가 등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습니다. 군사적 충돌에서 협상 테이블로 옮겨간 지금, 과거의 실패 경험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교차하며 협상의 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