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의 집에서 발견된 제자
학위 수여식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20대 중국인 유학생이 입국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곳은 피해자가 재학 중이던 대학에서 강의하던 30대 중국인 남성 강사의 원룸이었는데요. 범행의 윤곽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스스로 그렸습니다.
피해 여성은 지난 8월 14일 석사 학위 수여식 참석을 위해 입국했습니다. 중국에서 이미 취업한 상태로 수료 관련 서류를 받으러 온 그는 20일 가족과 마지막 통화 뒤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경북 경산의 한 대학원 소속으로, 같은 날 새벽 지도 강사의 집으로 들어간 것이 CCTV로 확인된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택시 기사도 속인 여장과 거짓 신고
범행 후 가해자는 놀라운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그는 피해자의 원피스와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캐리어를 끌고 나와 택시를 탔습니다. 동대구역까지 이동하는 내내 여성의 목소리로 대화하며 위장을 이어갔고, 역 화장실에서 남성복으로 갈아입은 뒤 휴대전화 전원을 꺼버렸습니다. 가해자의 위장은 택시 안에서조차 끊이지 않았습니다.
더욱 대담한 건 다음 날이었습니다. 그는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을 피해자의 남자친구라고 소개하며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이는 수사 방향을 흐리고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계획된 행동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출국 기록 확인과 CCTV 분석을 통해 동대구역으로 이동한 인물이 피해자가 아님을 밝혀냈고, 25일 저녁 가해자의 집에서 시신을 발견하며 체포했습니다.
교수와 학생 사이, 남은 의문
조사 결과 가해자는 해당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물리치료 과목을 가르치던 외부 강사였습니다. 피해자는 지난 1학기 그의 수업을 들었던 제자였고, 언어 소통 문제 해결을 위해 채용된 전문가였습니다. 현재 가해자는 변호인을 선임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경찰은 시신 일부를 훼손해 유기한 정황을 포착하고 주변 쓰레기 소각장 등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살해 동기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살인 혐의 외에 허위 신고와 수사 방해 행위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학위를 받고 고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한 유학생의 삶이 강의를 들었던 교실 밖에서 끝나버린 사건에,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