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계좌만 왜 이렇게 녹아내리지"
2026년 6월 2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9.99% 폭락했습니다. 하루 만에 8203.84까지 추락한 이 폭락장에서 가장 비극적인 피해를 본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이었습니다. 기초자산이 10% 빠졌는데, KODEX삼성전자 단일종목레버리지는 18.19%,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는 20.16%씩 떨어졌습니다. 기초자산 하락폭의 두 배를 훌쩍 넘긴 손실이었습니다.
이건 일명 '음의 복리 효과' 때문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일 등락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구조거든요. 본주가 10% 빠진 뒤 10% 오르면 원금 수준에 가깝게 돌아오지만, 2배 레버리지는 20% 빠진 뒤 20% 올라도 원금의 96%밖에 회복하지 못합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매일 재조정 과정을 거치며 원금이 기계적으로 잠식되는 구조적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겁니다.
지수는 오르는데 주가는 떨어지는 기형
그런데 이번 사태의 배경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체감은 정반대였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5월 27일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단 105개, 4.4%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2268개, 무려 95.5%의 종목은 평균 26.9%씩 빠졌죠.
이 같은 양극화는 자금이 반도체로만 쏟아진 결과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분쟁 이후 반도체 지수는 92.1% 폭등했지만, 그 외 지수는 -0.02%로 거의 제자리였고, 코스피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41.6%에서 62.3%까지 부풀어 올랐습니다. VKOSPI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서며 시장 변동성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입니다.
당국의 움직임과 투자자가 챙겨야 할 것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투자자 추가 보호 필요성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감사원도 금융위와 금감원을 대상으로 감사에 들어갔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없었다면 투자자들은 해외 레버리지 상품 쪽으로 눈을 돌렸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해외 자금 유출을 우려한 입장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장기 투자 수단이 아닌 초단기 전술적 대응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시가총액이 보유 현금보다 낮은 저평가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함께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