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가 덮친 남해안
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내린 기록적인 폭우가 도시 전역을 멈춰 세웠습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 호우는 산사태와 도로 붕괴를 일으켜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으며, 수천 세대가 단전·단수 피해를 겪었습니다. 학교 8곳이 휴업하고 전통시장 16곳이 피해를 입는 등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는데요, 특히 거제에서는 20년 역사의 섬꽃축제가 사상 처음으로 취소되었고, 통영에서는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을 비롯한 국가유산 5곳이 훼손되는 등 지역 경제와 문화재에도 큰 타격이 이어졌습니다. 덕포와 구조라 해수욕장 등은 백사장이 유실되어 관광객 발길이 끊겼습니다.
무용지물이 된 방재 시설과 행정 논란
이번 재난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204억 원을 들여 만든 빗물 저류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대용량 펌프가 설치되지 않아 2만 5천 톤의 빗물을 겨우 한 번 가둔 뒤 제대로 배수하지 못했는데, 이는 시와 시공사 간의 법적 분쟁으로 공사가 중단된 탓입니다. 이처럼 사전에 마련된 방재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허리까지 차오른 물을 겪어야 했습니다. 또한 거제 옥포동 아파트 산사태 현장에서는 시청 부서 간에 '산사태'인지 '옹벽 붕괴'인지를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져 피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숙박 예약 취소와 환불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며 피서객과 업주 간의 분쟁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복구의 길과 남은 과제
현재 거제시는 대한토목학회와 토목119구조대 전문가들을 현장에 투입해 긴급 기술 자문을 받고 있습니다. 연초면 오비리 산사태 현장 등 4곳을 점검하여 응급 복구와 영구 복구 방안을 세우고 있는데요, 다만 통영 곤리도나 거제 시골 마을처럼 섬과 외곽 지역은 장비와 인력 투입이 어려워 복구가 더딘 실정입니다. 특히 침수된 아파트 기계실 복구나 붕괴 위험이 남은 건물들의 보강 작업에는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재민들의 피난 생활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폭염까지 겹친 가운데 완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서는 신속한 복구와 함께 행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