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흔든 뉴욕 증시
10월 23일 뉴욕증시는 중동발 악재에 일제히 밀렸습니다. 다우지수는 652.82포인트(1.23%) 내린 52,215.16에 마감했고, S&P500은 0.52%, 나스닥은 0.21% 하락했습니다. 세 지수를 동시에 누른 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었습니다.
브렌트유 12월물은 배럴당 116.72달러로 4월 29일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장중 117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죠. WTI도 3.8% 오른 103.27달러로 3거래일 만에 100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9월 초 대비 20%, 연초 대비로는 85%가 넘는 상승률입니다.
전쟁 재개 시나리오
불씨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재공격 계획 보도였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양국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과 핵 시설, 미사일·드론 전력을 타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습니다. 톰 배럭 미국 대사는 이번 주말 공격 가능성에 "물론"이라고 답하기도 했고요.
이란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공격을 강화하며 보복을 예고했고,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을 확대했습니다. 미국은 현지 외교관 일부와 가족을 철수시켰습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집계로 10월 한 달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만 28건의 선박 공격이 확인됐습니다. 이란전 개전 이후 누적 공격은 133건에 달합니다.
인플레이션과 금값의 역설
공급 여건도 여의치 않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3분기 전 세계 원유 재고가 하루 190만 배럴씩 줄었고, 4분기에도 70만 배럴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전략 비축유가 소진되면서 공급 충격을 흡수할 완충 장치가 얇아진 겁니다. 시장에서는 핵심 석유 인프라가 타격을 입으면 브렌트유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여파는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졌습니다. 유가발 물가 불안이 고개를 들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99%로 반등했고, 5년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7%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밀리며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습니다. 금리 동결이 유력한 상황에서도 유가가 실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의 매력을 떨어뜨린 셈입니다. 연준의 28일 FOMC 결정과 중동 정세 향방이 당분간 시장을 좌우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