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숙박권 수수, “부적절…반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대한항공으로부터 고급 호텔 숙박권을 제공받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11월 김 원내대표는 대한항공 초대권으로 제주 서귀포 칼호텔 로얄스위트룸에서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객실 가격은 조식 등을 포함해 160여만 원으로 추산됩니다. 김 원내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적절하지 못했다”며 사과하고 숙박 비용을 즉각 반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대한항공이 1박당 34만 원에 구입한 것”이라며 실제 가격은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금액 자체만이 아닙니다.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성 없이도 1회 100만 원 이상 금품 수수를 금지합니다. 김 원내대표는 숙박 당시 국토교통위 또는 정무위 소속으로, 두 위원회 모두 대한항공 현안을 다루었습니다. 국민권익위는 금품 가액 산정 시 ‘통상의 거래 가격’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칼호텔 측 공식 가격은 1박 72만 5천 원부터입니다. 따라서 2박 기준 100만 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베트남 여행, 의전 서비스 요청 정황
숙박권 논란에 이어 김 원내대표의 가족이 2023년 베트남 방문 시 대한항공으로부터 의전 서비스를 요청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한겨레가 입수한 카카오톡 대화록에 따르면, 보좌진은 대한항공 관계자에게 며느리와 손자의 항공권 정보를 보내며 “하노이 지점장에게 의전 서비스 요청 가능한지” 문의했습니다. 또한 부인의 출국 시 일반석임에도 프레스티지 카운터와 라운지 이용 방법을 안내받는 등 특별 대우를 논의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하노이 지점장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은 적 없다”며 “며느리와 손자는 사설 패스트트랙을 이용했고, 부인은 면세점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보좌진이 대한항공과 논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관계가 틀어진 보좌직원이 상황을 왜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전 보좌직원은 “김 원내대표의 지시가 있었다”고 반박하며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야당·시민단체 “엄정 수사”…법적 쟁점은
논란이 확산하자 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부정한 돈을 받고 걸리면 반환하면 끝인가. 이러면 감옥 갈 사람이 없다”고 직격했습니다. 시민단체 ‘사세행’은 김 원내대표를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서울경찰청은 31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 원내대표는 “다른 의원실에도 숙박권이 전달됐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의원실들은 일제히 부인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법적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숙박권의 가액이 100만 원을 넘는지 여부입니다. 김 원내대표는 30만 원대라고 주장하지만, 객실 공식 가격은 72만 원대로 2박 시 100만 원을 넘습니다. 둘째, 직무 관련성입니다. 김 원내대표가 국토교통위·정무위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과 관련된 입법·감사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김 원내대표의 정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