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비껴가지만 간접 피해는 현실입니다
제18호 태풍 사우델과 제19호 태풍 나라가 동시에 이동하면서 서태평양은 매우 복잡한 기상 상황에 접어들었습니다. 다행히 두 태풍 모두 한반도를 직접 관통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보되었지만, 사우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여러모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사우델은 일본 오키나와 북쪽 해상을 지나 타이완 인근을 거쳐 중국 남동부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태풍이 끌어온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우리나라 상공에 계속 유입되면서 중부 지방부터 경남 남해안, 제주도까지 비구름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특히 경남 남해안에는 최대 8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예보되어 방금 전 광복절 연휴에 수해를 입었던 거제 등지에서는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 해상에는 풍랑경보와 주의보가 발효되어 있고, 최대 9에서 15m에 달하는 높은 파도가 예상되어 해안가 접근 자제가 필수적입니다.
폭염과 폭우가 공존하는 까닭은
태풍이 한반도를 스치지 않는데도 비가 내리고 폭염이 지속되는 이유는 기압계의 복잡한 충돌 때문입니다. 동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남쪽의 태풍 사우델, 그리고 북쪽의 고기압 사이에서 남서풍과 북동풍이 만나면서 좁은 띠 모양의 비구름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비가 내리고, 전남과 영남 지역에는 소나기가 쏟아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비가 와도 무더위가 꺾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태풍에서 유입된 수증기로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동안 기온이 잠시 떨어지겠지만, 소나기가 그친 뒤에는 후덥지근한 열기가 다시 반복될 것으로 보여 이번 주말까지 폭염특보 수준의 무덥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잇따르는 태풍과 남은 여름의 과제
올해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은 벌써 21개에 달합니다. 평년 한 해 평균 발생 수인 25개의 80%를 8월에 이미 넘어선 셈입니다. 최근에는 사우델과 나라를 비롯해 개나리, 앗사니까지 4개의 태풍이 동시에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 방향으로 이동했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태풍의 위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선 이사부호가 태풍 사우델의 한복판에서 입체 관측에 성공한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무인 관측 장비를 활용해 태풍 눈 인근의 수온과 염분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이는 향후 태풍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될 예정입니다. 다만 가을이 다가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고, 해수 온도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어 향후 태풍의 이동 경로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대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