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방한, 경제 협력과 동시에 미국 중심 국제질서에 독자적 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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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3일 오후 10:20

발행: 2026년 4월 3일 오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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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며 미래 산업 협력을 확장하는 동시에, 연세대 강연을 통해 미국 중심 국제 질서에 대한 독자적 입장을 표명한 양면적 성격을 띠었습니다. 경제적으론 AI·반도체 등에서 협력을 심화했고, 외교적으론 다자주의와 국제법 존중을 강조하며 프랑스의 예측 가능한 파트너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경제 협력의 금실을 더욱 굵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청와대 국빈오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을 인용하며 양국 관계를 "우리의 심장을 잇는 금실"로 표현했는데요. 이번 방한 기간 동안 체결된 10건 이상의 양해각서(MOU)는 이 금실을 더욱 굵게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특히 핵심광물, 원자력, AI, 반도체, 양자 컴퓨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고, 2030년까지 교역액 200억 달러 달성이라는 구체적 목표도 설정됐습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풀스택 AI' 협력을 논의한 것처럼, 이번 협력은 기존의 에너지, 항공 분야를 넘어 디지털 경제의 핵심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 행사에서 프랑스가 미국보다 '예측 가능한'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직접적으로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유럽, 특히 프랑스가 중국과 미국에 대한 대안적 협력 파트너로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연세대 강연에서 드러난 '프랑스식 다자주의'

경제 협력과 병행해 마크롱 대통령의 방한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연세대학교에서의 특별 강연이었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 국제 정세를 "상당히 도전적"이라고 평가하며,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질서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죠. 특정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는 이중 잣대가 국제법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례를 언급한 것은 명백한 미국 비판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보다는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며, 각국의 주권 존중과 체제 변화는 해당 국민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선을 그은 것으로, 프랑스가 초강대국의 일방적 행동에 휘둘리지 않는 독자적 외교 노선을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중동 긴장 속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로 확보를 위한 협력을 논의하며, 원칙 주장과 실용적 안보 협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뢰 기반 파트너십을 향한 도전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예측 가능성'과 '신뢰'입니다. 그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나 관세 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운 투자 환경을 프랑스가 제공할 수 있다고 어필했는데요. 이를 위해 프랑스는 노동법과 세제 개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맞장구쳤습니다.

그러나 이런 협력 의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과제는 남아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적했듯, 프랑스에 대한 한국의 투자 규모는 프랑스의 한국 투자보다 훨씬 적은 상황입니다. 또한, AI, 양자 기술 같은 첨단 분야에서의 협력은 연구 개발 단계를 넘어 상용화와 시장 창출로 이어져야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양국이 역사적 유대(루이 마랭 의원의 독립운동 지원 등)와 전통적 산업 협력(TGV, 원전)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시대에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6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된 점은 이러한 파트너십을 다자 외교 무대에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