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속 드러난 주소지
2026년 9월 1일 오전 7시 17분경, 경기 광주시 능평동의 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3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쓰러졌습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는데요. 가해자는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38세 남편으로, 공무원 신분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범행 직후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남편은 수원시 장안구의 한 모텔에서 약 4시간 만에 붙잡혔습니다.
피해 여성은 이미 남편의 폭력을 피해 수원에서 광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법원으로부터 주거지 격리와 100m 이내 접근금지 등이 포함된 임시 보호 명령도 받았으며, 경찰로부터는 긴급 신고용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받았는데요. 이혼 소송 관련 서류를 통해 새로운 거주지가 노출된 것이 비극의 결정적 고리로 꼽히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은 주소가 드러난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차례 신고와 송치에도 막지 못한 비극
피해 여성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남편의 가정폭력을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초기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자체 수사를 통해 올해 5월 남편을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이후 부부는 별거에 들어갔고, 지난달부터는 이혼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경찰과 법원이 할 수 있는 조치는 이미 상당수 시행된 상태였습니다. 임시 보호 명령과 신변 보호 장비 지급까지 이루어졌지만, 이혼 소송 과정에서 주소지 비공개 요청을 하지 않아 관련 서류에 거주지가 그대로 기재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법원에서 다루는 소장 내용은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밝혔습니다. 가해 남편은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큰 부상은 입지 않은 상태로 연행되었습니다.
아이가 지켜본 현장, 남은 과제는?
범행 당시 현장에는 피해 여성의 5세 딸이 함께 있었습니다. 아이는 범행 과정에서 손가락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으며,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습니다. 5세 딸이 범행 현장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점도 이번 사건의 참혹함을 더합니다. 이 사건은 가정폭력의 고리가 결국 자녀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혼 소송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소지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경찰과 법원의 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소 노출로 인해 목숨을 잃은 만큼, 관련 절차의 허술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입니다. 경찰은 현재 남편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