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저스 대표 14시간 조사 마쳐…미 의회 개입에 한미 통상 마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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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7일 오전 8:17

발행: 2026년 2월 6일 오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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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저스 임시대표가 국회 위증 혐의로 14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한편 미국 하원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한다며 청문회를 소집하며 논란에 개입했고, 쿠팡의 대규모 로비 활동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추가 유출 발표와 산재 은폐 의혹으로 쿠팡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14시간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6일, 국회 위증 혐의로 두 번째 경찰 조사를 약 14시간 만에 마쳤습니다. 조사실을 나선 로저스 대표는 취재진의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는데요, 그의 무거운 표정이 당일의 긴장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줬습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그의 발언이었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당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에 대한 자체 조사가 국가정보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증언했으나, 국정원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사실관계가 정반대로 엇갈리게 되었죠. 경찰은 이 같은 진술 불일치가 고의적인 허위 증언, 즉 위증에 해당하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증죄가 성립하려면 증인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말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는 그의 주관적 인식까지 파고들었을 것입니다.

이번 조사는 위증 혐의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로저스 대표가 직면한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혐의와,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 장덕준 씨의 산재 책임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함께 수사 중입니다. 특히 산재 은폐 의혹과 관련해선, 로저스 대표가 오는 23일 미국 하원 청문회 출석 전에 추가로 소환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의 방패와 쿠팡의 로비

한국 경찰의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대양 건너 미국 의회에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원 법사위원회가 로저스 대표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며, 오는 23일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할 것을 요구한 거죠. 법사위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차별적으로 표적 삼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그들은 한국 정부의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체결된 한미 무역 합의를 위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업 규제 문제를 넘어 한미 통상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미 의회의 날카로운 개입 뒤에는 쿠팡의 막대한 로비 활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년간 약 7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워싱턴 정가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쿠팡을 변호하는 로비스트 명단에 짐 조던 법사위원장의 전직 수석 보좌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전직 비서실장 등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청문회를 두고 “쿠팡 측의 로비를 받은 미 의회가 사안을 다루는 방식”이라고 일축했지만, 정치적 압력이 국제적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쌓이는 의혹과 커지는 규모

논란의 시발점이 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 자체도 여전히 진화 중입니다. 쿠팡은 최근 기존에 알려진 3,370만 건의 유출에 더해, 약 16만 5천여 개의 추가 계정 유출 사실을 확인해 고객들에게 통지했습니다. 이는 사건 초기 발표된 규모와 비교해 수만 배나 큰 차이로, 유출 규모 축소 및 은폐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끊임없이 불거지는 추가 피해는 쿠팡의 사후 대처와 진실 공개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한편, 로저스 대표는 경찰 출석 전 회사 임직원들에게 “모든 정부 수사에 적극 협조해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협조적 자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과거 국회 등에서 지적받은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사태 해결에 나서려는 의지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국 의회의 강력한 엄호와 국내 수사 기관의 추궁 사이에서, 쿠팡은 난감한 줄다리기 상황에 놓인 셈입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경찰 수사가 로저스 대표의 위증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 의회의 움직임이 한미 간 실질적인 통상 마찰로 이어질지 여부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