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귀빈 접대용 그릇, 본인 돈으로 샀나
2026년 8월 26일, 김건희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항소심 첫 공판이 서울고법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김 여사가 관저용 그릇과 꽃병을 본인 돈으로 구매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는데요. 정 전 행정관은 2022년 12월 147만 원 상당의 꽃병과 이듬해 1월 1,325만 원 상당의 그릇을 자신의 카드로 결제한 뒤 김 여사로부터 현금으로 대금을 보전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관저에 있던 기존 식기가 1980년대 제작된 것이라 외국 귀빈을 접대하기에 품격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다과 접대용으로 개인 자금을 들여 교체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유경옥 전 행정관 등 다른 수행원들에게도 유사한 방식으로 물품 구매를 부탁했으며, 모친 최은순 씨로부터 매달 500만~1,000만 원의 생활비를 현금으로 지원받아 물품 구매와 시계 대금 등에 사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4천만 원 시계도 구매 대행?
김 여사 측은 이러한 증언을 근거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받은 3,990만 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 역시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구매 대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사저 안방에서 현금 봉투를 서 씨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금품 수수가 아님을 뒷받침했습니다.
하지만 민중기 특별검사는 김 여사가 수행원들에게 물건을 사게 한 뒤 즉시 현금으로 정산한 다른 사례와 달리, 수천만 원대 시계의 경우 수령 후에도 대금이 전액 지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소액 생활용품과 고가 명품 시계를 동일한 구매 대행 방식으로 설명하기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 특검의 핵심 주장입니다. 김 여사 측은 1심 판결에 대해 사실 관계를 잘못 인정하고 법리를 오해했다는 이유로 항소한 상태입니다.
위작 논란과 재판의 향방
김 여사 측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 대가로 받은 것으로 지목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에 대해 위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추가 감정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림의 진위 여부나 가치와 상관없이 1억 4,000만 원을 지급하고 매수한 그림을 수수한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이미 대법원에서 진품임이 확정된 판결이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여사는 1심에서 징역 7년과 추징금 6,480만 원을 선고받은 상태입니다. 항소심에서도 청탁의 대가성과 금품 수수 사실을 놓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재판부는 다음 달 9일 양측의 최종 의견을 청취한 뒤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9월 22일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입니다. 한편 정 전 행정관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김 여사의 건강이 매우 악화되어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고 누워만 지낸다고 증언하며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