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회 출범에도 꺼지지 않는 불씨
제주특별자치도가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11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발표하면서 찬반 양측의 대립이 다시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위성곤 지사는 환경영향평가 중점평가사업 지정과 전문기관 교차검증, 도의회 동의 전 도민 의견 수렴이라는 3대 방침을 내놓았는데요. 하지만 찬성 단체들은 이를 사업 지연을 위한 책임 회피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반대 단체들은 도민 결정권 존중은 환영하면서도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찬성 측은 이미 11년간의 검증이 충분하다며 협의체 참여 자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제주 제2공항 범도민추진위원회와 상공회의소, 관광협회 등 5개 단체는 도청 앞 총력 집회를 열어 법과 절차에 따른 신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동우, 양홍식, 한동훈, 오경남 도의원까지 집회에 가세해 정치권의 시선도 집중되었습니다.
11년 동안의 불확실성
사실 이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2015년 정부의 입지 발표 이후 11년이 흘렀는데, 성산읍 주민들은 그사이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한 재산권 제약과 대출 이자 부담을 감내해 왔습니다. 제주도가 지난 8월까지 운영한 고충 수렴 창구에는 150여 건의 피해 호소가 접수됐고, 긴급생계비 지원이 논의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합니다.
현 제주공항은 이미 포화 상태로, 항공 수요 증가와 안전 문제가 도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키우고 있습니다. 찬성 측은 제2공항이 항공교통 수요를 분산하고 건설과 관광,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의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합니다. 반면 반대 측은 수요 재예측, 조류 충돌 위험, 숨골 및 동굴 존재 가능성, 멸종위기종 보호 등 환경성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해법은 주민투표일까
제주도는 2027년 1월까지 협의회를 통해 도민 의견 수렴 방식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기구라는 점과 찬반 진영의 극명한 입장 차이로 인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협의회가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할 수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추진을 촉구했습니다.
반대 측은 주민투표를 갈등 해결의 마침표로 보고 있습니다. 도민들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가장 민주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주장인데요. 다만 이를 위해서는 최종 권한을 가진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중앙정부가 도민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먼저 밝혀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당분간 찬반 양측의 대립과 협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제주의 미래를 둘러싼 신경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