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대신 떠오른 탄천물재생센터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 확대를 두고 접점을 찾는 과정에서 용산공원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정부는 용산공원 일부 부지를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 세계 어느 대도시 시장도 동의하지 않을 일이라며 단호히 반대했습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본체 보존 원칙을 고수하며, 대신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는데요.
탄천물재생센터는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학여울역 인근에 위치해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들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혐오시설이 이전될 경우 압구정 못지않은 최상급 입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인근 주민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동 중인 하수처리시설을 옮길 이전지를 확보하는 게 매우 어렵고, 교통 대책과 함께 최소 5년에서 10년의 긴 사업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명확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용적률 완화와 경기권 공급, 숨은 조건은
서울시는 용산공원 외에도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법적 상한 용적률을 현행 300%에서 최대 360%까지 높이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습니다. 용적률이 상향되면 사업장에서 추가적인 주택 공급이 가능해지는데요. 하지만 정비업계는 용적률 상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늘어난 용적률의 상당 부분이 공공임대주택으로 배정되거나 인수가격이 실제 건축비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일반분양 증가폭이 제한되고 조합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경기 광명시 일부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공공임대 추가 공급을 두고 조합원과 지자체 간 갈등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서울을 제외하고 하남·성남·고양·김포 등 서울 인접 경기권 지역을 중심으로 7만 3천 호의 신규 택지 공급 계획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택지가 선정되더라도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인허가 등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서울의 높은 주택 수요를 단기간에 흡수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거죠. 이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인 3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상향해 조기 공급을 도모하는 방안이 중장기 대책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조타운까지 거론된 공급 논란과 과제
공급 확대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초동 법조타운 부지를 청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대법원과 대검찰청의 지방 이전을 전제로 서초동 약 3만 평 부지를 주택 택지로 쓰자고 제안한 것인데요.
그러나 현행법상 대법원은 서울에, 대검찰청은 수도에 둬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법적 근거 없이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대로 법조계에서는 이번 제안이 단순한 주택 공급 목적이 아니라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고등법원 판사들은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를 강요하는 수단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다양한 대안들은 모두 실행 가능성과 사업성, 그리고 지역사회의 동의라는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용산공원을 지키면서 탄천물재생센터를 활용하고, 용적률을 완화하되 공공주택 비율을 현실적으로 조율하는 등 세밀한 설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공급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