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건전성 내세운 파격적 지원
경상남도가 전 도민 320만 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3288억 원 규모의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지원은 고유가·고환율·고금리라는 ‘삼중고’와 대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위축된 지역 소비를 살리고,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적극 재정 정책의 일환입니다. 특히 지방채 발행 없이 도비로 전액 충당한다는 점에서 ‘건전재정’을 내세운 파격적인 조치라는 평가입니다.
지원 대상은 3월 18일 기준 경남에 주민등록을 둔 모든 주민이며, 외국인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도 포함됩니다.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신청을 받아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은행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하며, 사용 기한은 7월 31일까지입니다. 사용처는 주소지 시·군 내로 제한되고, 백화점, 대형마트, 유흥업소, 연 매출 30억 원 초과 사업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선거 시기와 맞물린 정치적 논란
그러나 이번 지원금 지급은 6월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과 맞물려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지원 자체는 환영하지만, 시기와 방식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보편적 민생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도정의 과거 행태와 대비된다는 점이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5월 1일부터 지원금을 집행하겠다는 계획이 선거를 의식한 재정 투입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박완수 도지사가 국민의힘 도지사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이 정책을 발표한 점도 정책 결정의 순수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진보당 경남도당 역시 도 단독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며, 시·군이 함께 참여하는 입체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상충된 주장과 향후 쟁점
박완수 도지사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선거 시기임을 인정하면서도, 정책 효과를 위해 지금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맞섰습니다. 그는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도민 생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지자체 수반으로서 생활을 챙기는 것이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도 측은 지난 4년간 3700억 원가량의 채무를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재정 구조조정을 통해 이번 예산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이제 향후 쟁점은 도의회의 추경예산 심의와 지원금의 실제 경제 효과에 집중될 전망입니다. 이미 ‘민생지원금 지급 조례’가 제정되어 법적 근거는 마련된 상태입니다. 약 320만 명의 도민이 제한된 지역과 기간 내에서 어떻게 이 지원금을 사용할지, 그리고 그것이 정말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가 실질적인 평가 기준이 될 것입니다. 한편, 정책의 시행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은 지속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어려운 시국을 겪는 도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