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통을 둘러싼 정면충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신경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청래 전 대표가 노무현, 김대중,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이른바 '친노·친문' 라인의 적통임을 강조하자 고민정 의원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논쟁의 불꽃이 튀었습니다.
고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지난 24일 KBS '전격 인터뷰'와 YTN '뉴스나이트' 등에 출연해 스스로를 노무현 키즈라 자처하고 족보를 꺼낸 것에 대해 "하늘에 계신 분들이 인정하실까"라고 물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스스로를 '노무현의 사람'이라고 굳이 밝힌 적이 없다는 점을 짚으며, 적통을 억지로 내세우는 태도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습니다.
고 의원은 진정한 적통이 특정 계파에 속해 있었다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비판을 넘어 정당 정체성의 방향에 대한 근본적 질문으로 읽힙니다.
공정성을 둘러싼 미묘한 균열
적통 논쟁만이 갈등의 골은 아닙니다. 장외 여론전에서는 경선의 공정성 문제가 별도의 축으로 떠올랐습니다. 정 전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최민희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 전 대표가 이미 대표직에서 물러난 반면, 다른 후보들은 국회의장 특사 활동이나 현역 의석을 유지하고 있어 형평성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특정인의 지원이나 프리미엄에 기대는 경선이 아닌, 후보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자체발광 경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 같은 견제가 이어지면서 당권 경쟁이 일찍부터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심 잡기가 관건
고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대표직 사퇴 직후 첫 일정으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에 대해서도 "의도가 읽히면 감동은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당권 경쟁이 한창인 시점에 특정 인사를 만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이런 내부 갈등 속에서도 고 의원은 정청래 전 대표 모두 8월 17일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향방이 주목됩니다. 고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평가에 가장 민감하고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코스피 9000 시대의 서민 박탈감을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민주당이 해야 할 경쟁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정 전 대표 측의 '당원주권주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의 정당이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며, 양측의 공방은 당 대회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