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6조 원 서남권 반도체 투자 발표...정치권 공방과 기업들의 복잡한 심리

대동경C
22개의 관련 기사

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일 오전 6:04

발행: 2026년 7월 1일 오전 4:33

요약 생성중...

정부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앰코와 함께 서남권에 896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발표하며 균형 발전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용수와 전력 확보가 본격화되고 건설사들의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 기업들은 구체적 협의 부족과 자원 분산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정치 쇼'라며 비판하고 PK 지역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사업 추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896조 원의 약속, 그리고 호남에 대한 새로운 해석

정부가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앰코테크놀로지와 총 896조 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을 인용하며 호남의 역할을 강조했는데요.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것이 오히려 지금은 깨끗한 용수와 안정적 전력, 넓은 부지로 이어지는 기회가 되었다는 논리였습니다.

기업별로 보면 SK하이닉스는 470조 원을 들여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삼성전자는 425조 원으로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앰코는 1조 원으로 첨단 패키징 팹을 광주에 증설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기존의 절반인 5년 이내로 단축하고, 전력과 용수 인프라 비용을 최대 100%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삼성과 SK에 용인과 서남권을 동시에 추진하자는 제안을 미리 합의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현장

이렇게 거대한 액수의 투자가 발표되면서도 기업 현장의 반응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DS 부문은 이미 평택, 욉인, 미국 테일러 등에서 복잡한 투자 계획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발표에 대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협의 없이 진행된 갑작스러운 변수라는 인식이 내부에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한정된 인력과 설비를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해야 하는 현실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물류 비효율 문제도 지적됩니다. 광주에서 생산된 웨이퍼를 충청권이나 경기권으로 옮겨 후공정을 거친 뒤 다시 인천공항을 통해 수출해야 하는 구조는 물리적 비용을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2027년 이후 메모리 시장이 '피크아웃'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서, 팹이 완공되는 시점에 수요가 줄어들면 막대한 재무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반면 인프라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준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동복댐 용량 확대와 하수 처리장 재이용 등으로 하루 65만 톤 이상의 용수를 단계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고, 전력망 정비와 에너지 저장장치 보완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꾀하고 있습니다. 다만 영산강 유역의 용수 배분 갈등이나 재생에너지 변동성 같은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정치권 공방과 건설사의 기회

투자 발표의 파장은 정치권에서도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구체적인 이행 시기와 계획이 빠진 숫자놀음이라며 '메가 권력농단'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도체 투자가 왜 호남으로 가는지에 대한 강한 항의가 이어졌는데, 이들은 PK 지역의 산업 인프라가 더 우수하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다만 이미 상당한 행정 절차가 진행된 뒤에 나온 반응이라 '뒷북 항의'라는 비판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를 호남뿐 아니라 전국적인 균형 발전의 이정표로 규정하고, 필요한 경우 특별법 제정과 추가 예산 편성을 통해 사업을 뒷받침하겠다고 맞받았습니다. 지역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정부는 다음 달 충남 아산과 경남 진주에서도 국민보고회를 이어가며 다른 지역에 대한 설명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입니다. SK그룹이 2035년까지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 원을 투자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수주가 확대될 전망이고, GS그룹 역시 동해시에 2.4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GS건설과 자이C&A가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다른 건설사들도 AIDC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어,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 건설이 향후 건설업계의 주요 수주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